장애인 관객 '경사로 앞 쓰레기통' 두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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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19-12-01 14:35 조회4,701회 댓글0건본문
물리적 접근보다 ‘태도’, “뭐가 문제인지 인식”
장애인 창작자 ‘없는 사람’…편의지원·배려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1-29 14:28:111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을 개최했다.ⓒ에이블뉴스“접근이 안 되는 극장 중에서 대대적으로 공사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건물 자체에는 들어갈 수 있는데, 공연장 앞 계단 서너 개씩, 또는 경사로 앞에 쓰레기통이 있다든가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한다면 바꾸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이동지원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재, 0set(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우리는 종종 ‘모든 사람을 진정 환영하는가’란 고민을 합니다. 시설과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지만,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 물리적 접근보다 극장에서 일하는 스텝들의 심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요한나 노나 마틸다, 핀란드 공연 PD)
대학로의 수많은 공연장 중 장애인 관객에게 장벽이 되는 것은 결국에는 작은 ‘턱’, 서너 개의 계단, 그리고 경사로 앞 쓰레기통이었다. 물리적 시설 문제도 있지만, 결국 ‘장애인 관객을 환영하는가’라는 태도의 문제라는 결론.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가’를 주제로, 핀란드 공연 PD이자 시각장애 연극 제작자인 요한나 노나 마틸다, 0set 프로젝트(이하 제로셋 프로젝트)의 연출 신재 씨, 배우 성수연 씨, 장애예술 연구가 문영민 씨가 참여해 ‘극장 공간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0set 프로젝트 ‘불편한 입장들’ 영상. 남산예술센터 계단으로 인해 휠체어가 접근하지 못하는 장면.ⓒ에이블뉴스■경사로 앞 ‘턱’, ‘계단 몇 개’, 진짜 장벽은 인식
2017년 ‘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 제로셋 프로젝트는 연극의 3요소인 극장, 배우, 관객에서 배제돼있는 접근성의 현실과 고민을 다룬 ‘연극의 3요소’를 시작으로, ‘불편한 입장들, 올해 10월 ’관람 모드-보는 방식‘ 공연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제로셋 프로젝트는 ’연극의 3요소‘ 작품을 준비하며,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휠체어를 탄 문영민 씨의 접근이 굉장히 어려웠다.
공연을 통해 소극장 접근이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고, 관객들과 함께 대학로 소극장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함께 작성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대학로 소극장 접근성에 대해서는 전수조사가 없다‘는 문제로 개선이 직접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제로셋 프로젝트는 15명의 참여자를 모집해 대학로 120곳의 공연장의 시설 접근성을 조사한 후 대학로 공연장 안내도를 다시 그리는 ’걷는 인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접근 가능한 극장은 14곳, 부분 접근 가능한 곳 21곳에 불과했다. 접근이 안 되는 극장 중에서 대대적으로 공사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건물 자체 보다는 부족한 인식으로 인한 공연장 앞 계단 서너 개, 또는 경사로 앞 쓰레기통이 있다든가 하는 수준이었다. 제로셋은 시설적, 제도적 문제보다는 극장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극장들은 관객으로서 장애인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단 장애인 관객을 만나보고, 인식해야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배리어프리 편의시설 부분에 관한 공부는 당연하고, 다양한 장애인들을 만나서 다양한 접근법을 찾고, 극장 스스로 현실적인 매뉴얼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관객 대다수가 비장애인 입장이니, 배리어프리에 겁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수어 통역, 음성해설도 함께 제공하니까 ’정보가 너무 과하지 않나‘라는. 하지만 제가 직접 공연을 봤을 때 또 하나의 관람모드가 가능하다고 봤거든요. 들을 수 있는 사람인데도 문자 통역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고. 겁을 먹지 않고 시도했으면 좋겠어요.”(성수연, 제로셋 프로젝트 배우)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열린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0set 프로젝트.ⓒ에이블뉴스■장애인 창작자 ’없는 사람‘ 취급?
공연을 제작하고 있는 창작자로서의 장애인 접근도 함께 이뤄져야 함이 강조됐다. 공연을 제작하고 있는 창작자로서의 장애인은 분명 있고, 지금도 있지만, 극장에서는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는 것.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대학로 이음센터도 조정실은 계단으로 돼 있어서 접근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공연장 속 숨겨진 공간이 많다고는 하는데, 저는 굉장히 작은 분장실밖에 사용하지 못해서 다른 공간들이 궁금했어요” (문영민, 제로셋 프로젝트 장애예술 연구가)
“기술체크를 하는 기술장치의 경우, 접근성이 있다고 관계자들이 주장하지만, 접근이 어려워요.”(요한나 노나 마틸다, 핀란드 공연 PD)
또 장애인 창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논의됐다. 장애 유형에 맞는 다양한 지원과 함께 비장애인 창작가들의 배려 또한 이뤄져야 한다는 것.
“현재는 비장애 중심으로 하다 보니, 장애인 창작가에 대한 지원이 분명 필요합니다. 활동지원과 별도로 문자 통역, 수화 통역, 화면해설, 이동지원 등을 신청해 받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저는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창작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대사 텀이 길 수 있다는 것, 청각장애인이 문자통역 타이밍이 길 수가 있다는 것. 기다림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해요.”(문영민, 제로셋 프로젝트 장애예술 연구가)
한편, 최석규 모더레이터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장애예술가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니가 뭘 제공할 수 있는데’라고 하더라. 스스로 먼저 제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아무리 배리어프리 공연을 한다고 해도, 인식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접근성을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극장의 인식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애인 창작자 ‘없는 사람’…편의지원·배려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1-29 14:28:111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을 개최했다.ⓒ에이블뉴스“접근이 안 되는 극장 중에서 대대적으로 공사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건물 자체에는 들어갈 수 있는데, 공연장 앞 계단 서너 개씩, 또는 경사로 앞에 쓰레기통이 있다든가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한다면 바꾸려고 시도할 것입니다. 좋은 방법이 아니지만, 이동지원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재, 0set(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우리는 종종 ‘모든 사람을 진정 환영하는가’란 고민을 합니다. 시설과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지만,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 물리적 접근보다 극장에서 일하는 스텝들의 심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요한나 노나 마틸다, 핀란드 공연 PD)
대학로의 수많은 공연장 중 장애인 관객에게 장벽이 되는 것은 결국에는 작은 ‘턱’, 서너 개의 계단, 그리고 경사로 앞 쓰레기통이었다. 물리적 시설 문제도 있지만, 결국 ‘장애인 관객을 환영하는가’라는 태도의 문제라는 결론.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가’를 주제로, 핀란드 공연 PD이자 시각장애 연극 제작자인 요한나 노나 마틸다, 0set 프로젝트(이하 제로셋 프로젝트)의 연출 신재 씨, 배우 성수연 씨, 장애예술 연구가 문영민 씨가 참여해 ‘극장 공간 접근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0set 프로젝트 ‘불편한 입장들’ 영상. 남산예술센터 계단으로 인해 휠체어가 접근하지 못하는 장면.ⓒ에이블뉴스■경사로 앞 ‘턱’, ‘계단 몇 개’, 진짜 장벽은 인식
2017년 ‘극장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 제로셋 프로젝트는 연극의 3요소인 극장, 배우, 관객에서 배제돼있는 접근성의 현실과 고민을 다룬 ‘연극의 3요소’를 시작으로, ‘불편한 입장들, 올해 10월 ’관람 모드-보는 방식‘ 공연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특히 제로셋 프로젝트는 ’연극의 3요소‘ 작품을 준비하며,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휠체어를 탄 문영민 씨의 접근이 굉장히 어려웠다.
공연을 통해 소극장 접근이 어려운 점을 이야기했고, 관객들과 함께 대학로 소극장 접근성 개선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함께 작성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대학로 소극장 접근성에 대해서는 전수조사가 없다‘는 문제로 개선이 직접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제로셋 프로젝트는 15명의 참여자를 모집해 대학로 120곳의 공연장의 시설 접근성을 조사한 후 대학로 공연장 안내도를 다시 그리는 ’걷는 인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접근 가능한 극장은 14곳, 부분 접근 가능한 곳 21곳에 불과했다. 접근이 안 되는 극장 중에서 대대적으로 공사가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건물 자체 보다는 부족한 인식으로 인한 공연장 앞 계단 서너 개, 또는 경사로 앞 쓰레기통이 있다든가 하는 수준이었다. 제로셋은 시설적, 제도적 문제보다는 극장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극장들은 관객으로서 장애인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일단 장애인 관객을 만나보고, 인식해야 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배리어프리 편의시설 부분에 관한 공부는 당연하고, 다양한 장애인들을 만나서 다양한 접근법을 찾고, 극장 스스로 현실적인 매뉴얼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관객 대다수가 비장애인 입장이니, 배리어프리에 겁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수어 통역, 음성해설도 함께 제공하니까 ’정보가 너무 과하지 않나‘라는. 하지만 제가 직접 공연을 봤을 때 또 하나의 관람모드가 가능하다고 봤거든요. 들을 수 있는 사람인데도 문자 통역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고. 겁을 먹지 않고 시도했으면 좋겠어요.”(성수연, 제로셋 프로젝트 배우)
▲29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열린 ‘극장 접근성과 장애 관객 서비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0set 프로젝트.ⓒ에이블뉴스■장애인 창작자 ’없는 사람‘ 취급?
공연을 제작하고 있는 창작자로서의 장애인 접근도 함께 이뤄져야 함이 강조됐다. 공연을 제작하고 있는 창작자로서의 장애인은 분명 있고, 지금도 있지만, 극장에서는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는 것.
“장애인 접근이 가능한 대학로 이음센터도 조정실은 계단으로 돼 있어서 접근이 안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공연장 속 숨겨진 공간이 많다고는 하는데, 저는 굉장히 작은 분장실밖에 사용하지 못해서 다른 공간들이 궁금했어요” (문영민, 제로셋 프로젝트 장애예술 연구가)
“기술체크를 하는 기술장치의 경우, 접근성이 있다고 관계자들이 주장하지만, 접근이 어려워요.”(요한나 노나 마틸다, 핀란드 공연 PD)
또 장애인 창작가가 창작 과정에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논의됐다. 장애 유형에 맞는 다양한 지원과 함께 비장애인 창작가들의 배려 또한 이뤄져야 한다는 것.
“현재는 비장애 중심으로 하다 보니, 장애인 창작가에 대한 지원이 분명 필요합니다. 활동지원과 별도로 문자 통역, 수화 통역, 화면해설, 이동지원 등을 신청해 받을 수 있다면 좋겠어요.”(신재, 제로셋 프로젝트 연출)
“저는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창작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대사 텀이 길 수 있다는 것, 청각장애인이 문자통역 타이밍이 길 수가 있다는 것. 기다림을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해요.”(문영민, 제로셋 프로젝트 장애예술 연구가)
한편, 최석규 모더레이터는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장애예술가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냐’고 물었더니, 그들은 ‘니가 뭘 제공할 수 있는데’라고 하더라. 스스로 먼저 제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아무리 배리어프리 공연을 한다고 해도, 인식의 전환이 되지 않으면 접근성을 말할 필요가 없다”면서 극장의 인식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