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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퍼포먼스로 관객 호응…‘마술사 정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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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19-08-09 11:16 조회7,8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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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퍼포먼스로 관객 호응…‘마술사 정원민’

대학 동아리 통해 마술 ‘입문’…학교 축제서 ‘박수갈채’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마술 필요하면 어디든 갈 것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8-08 13:21:54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에이블포토로 보기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
우리나라에서 마술은 사람들의 눈을 속이는 가벼운 즐거움 정도로 생각하지만 선진국에서 마술은 고도의 종합예술이다. 마술은 마술사의 노력으로 완성되어 간다. 마술사는 새로운 마술을 보여 주기 위해 창작을 하고 수십 번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작품을 갖고 무대에 오른다.

마술사는 몸이 예술 도구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마술 도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력도 요구된다. 어디 그뿐인가, 표정 연기도 큰 몫을 하고 청중을 휘어잡는 말솜씨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 앞에 서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져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수줍음이 많고, 한쪽 다리에 의족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술사로 무대 위에서 멋진 마술을 펴고 있다. 바로 의족 마술사로 불리우는 정원민이다.

마술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워야 하는 클로우즈 마술과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스테이지 마술이 있는데 정원민은 몸의 움직임이 적은 클로우즈 마술을 거부하고 스테이지 마술을 택하였다.

장애때문에 앉아서 하는 마술을 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었다. 그리고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마술은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였기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현재 무대 위에서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는 마술은 10가지 정도이지만 계속 개발을 하고 있어서 그 가지 수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무대에 오르면 오프닝 마술은 신나는 비둘기 마술을 하고 다음은 손수건과 지팡이, 신문과 우유를 마술도구로 사용하는 마술을 펼친다. 그리고 물과 모래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마술로 정원민을 소개한다. 마술에 신기해하던 관객들은 그때부터 사람에 대한 감동으로 긴 여운에 빨려들게 된다.

공연 모습. ⓒ정원민에이블포토로 보기 공연 모습. ⓒ정원민
마술을 만나고

정원민은 7세인 초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하루 앞두고 좋아하고 있을 때 교통사고 그것도 트럭에 치여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그때부터 3년 동안 병원 생활을 하며 10번이 넘는 수술을 견뎌야 했는데, 다리가 으스러져서 썩어 들어가는 바람에 조금씩 조금씩 절단하다 보니 오른쪽 다리 무릎 아래 종아리가 사라졌다.

너무 어려서 없어진 다리보다는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도 지루하고 고통스러웠다. 또래 아이들보다 학교 생활이 많이 늦어졌다. 그래서 25세에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공부는 발표가 많아 고통스러웠다. 발표 자료를 만들어서 열심히 연습을 했건만 앞에 나가서 사람들 앞에 서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정원민은 그런 자신이 싫었다. 자기도 사람들 속에 섞여 소통하며 살고 싶었다.
대학의 봄 캠퍼스는 온갖 동아리 포스터가 붙어 있는 커뮤니티 모집 시기이다. 그의 눈에 마술동아리가 들어와 꽂혔지만 동아리 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지 2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동아리 회원들이 반겨주어 마술에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렇게 2개월이 지났을 때 학교 축제가 있었다. 대학축제는 그야말로 젊음의 향연이었다. 각 동아리마다 비장의 무기로 그 향연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이번 축제에 원민이 형이 나가면 어때요?”
“내가?”

나갈 사람이 없다며 그를 강추하는 바람에 그는 얼떨결에 마술동아리를 대표하여 마술을 시연하게 되었다. 그래서 2주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축제 중앙무대에서 마술 공연을 하게 되었다. 무대에 올라가자 너무도 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망쳤구나!’ 싶어 낙담하고 있는데 마술 배경음악이 흐르자 몸이 마술을 기억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낮이고 밤이고 연습을 한 덕분에 연습한 대로 마술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마술이 끝나자 박수가 터졌다. 난생 처음으로 받아 보는 큰 박수에 놀랐고, 감동스러웠다.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던 그는 그때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그날 그 순간이 정원민마술사로 만들었던 것이다.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에이블포토로 보기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
마술사로 살기

졸업 후 직업을 찾는 과정에 또 한 차례 시련이 찾아왔다. 법학을 전공했지만 법조계에서 일할 수 있는 실력도 안 되었고, 일반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직업은 평생 자기와 함께해야 할 자신의 정체성이기에 최우선 조건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소신으로 마술을 택하게 되었다.

마술동아리에서 배운 마술은 아주 기초적인 것이라서 그동안 마술학원에 다니며 마술을 배웠었다. 그때만 해도 그저 좋아서 배운 것인데 마술을 배우면 배울수록 그는 마술의 매력에 빠졌다.

김현수 마술사에게도 마술을 배운 적이 있는데 대마술사의 강의를 들으며 마술가의 꿈을 키웠었다. 그래서 2012년 마술회사 소속 마술사로 행사에 참여하는 생활을 7년 정도 하였다.

그 사이에 2016년과 2017년 대한민국장애인예술경연대회 스페셜k에 참가하여 두 차례 상을 받으며 장애인계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복지관 공연 섭외가 들어오면 정원민을 보냈다.

그는 일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정원민은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세상에 하나뿐인 마술로 승부를 걸기로 하고 2018년부터 프리랜서 마술사로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공연을 하고 있다.

의족을 감추지 않고 의족을 보여 주는 퍼포먼스를 하면 관객이 집중하여 메시지 전달이 잘 되었다.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마술 공연을 하며 의족을 보여 주는 퍼포먼스를 하자 신기해하며 만져 봐도 되느냐고 하여 만져 보도록 하였다.

5세 정도의 아이들이 의족 마술사를 통해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아닌 뭐든지 잘 하는 사람이고 장애인이 사용하는 보장구를 이상한 물건이 아니라 몸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방과후 수업인 마술교실 강사로 어린이들을 만나는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그는 의족을 활용한 마술을 준비 중에 있는데 마술 도구를 제작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마술이 완성되기까지는 실패가 따르므로 비싸게 제작한 마술 도구가 한순간에 재가 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새로운 마술을 개발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투자가 필요하다.

이렇게 의족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의족이 생겼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1% 행복나눔기금’ 제도를 통해 장애인 의족 수리·제작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의족이 수리되고 나니 마술 공연을 하기에도 더 편해졌다.

의족이 새것처럼 바뀌니 의족을 거리낌 없이 보여 주게 되었다. 좋은 의족은 수천만 원에 이르고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고장이 나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의족을 감추게 되지만 성능이 좋은 첨단 기술 의족은 자랑을 하고 싶어진다.

그는 SK이노베이션에서 의족 수리뿐 아니라 그의 마술 공연 활동도 지원해 준다고 하여 크게 고무됐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마술

그에게 마술을 지도해 준 선생님께서 ‘눈을 즐겁게 하는 마술도 있고, 귀를 즐겁게 하는 마술도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마술이다. 그런 마술을 할 줄 아는 마술사가 되어야 한다.’ 라고 하였을 때 그는 자신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보이는 것 같았다.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는 마술사도 좋지만, 무엇보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다. 그에게는 주변의 우려가 가장 넘기 힘든 벽이었다. 부모님은 물론 친척들까지도 쉽지 않은 길을 가는 그를 걱정했지만 그럴수록 더 멋진 마술을 보여 주는 데 집중했다.

대중매체 출연을 비롯해 끊임없이 홍보 활동을 펼치면서 주변의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한 결과 지금은 부모님도 그의 꿈을 지지해 주고 지인들 역시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비장애인 마술대회에 꾸준히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수상을 하지 못하였다며 도전을 멈추지 않으면 반드시 그 꿈도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더 큰 목표는 미국의 유명 TV 프로 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출연하여 전 세계에 하나뿐인 자신의 마술을 알리는 것이라고 하였다.

정원민 마술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마술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마법처럼 보여 주는 예술이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마술과 장애는 비슷한 것 같아요. 불가능해 보이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안 되는 일이 없어요. 꿈을 갖고 그 꿈을 향해 한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올해 33세 젊은 마술사의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술이 필요한 곳이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에이블포토로 보기 마술사 정원민. ⓒ정원민
의족 마술사 정원민

# 주요 경력

2011년 강남대학교 법학과 졸업 2017년 프로마술사 자격증 2017년 마술교육지도사 1급 자격증 2017년 방과후지도사 1급 자격증

# 수상 2016~2017년 스페셜k 장려상 2016~2017년 창원매직페스티벌 마술대회 출전

# 주요 활동

2014년 강남대학교 축제 축하공연 및 마술디렉팅 2015년 쥬네브웨딩홀 다수 공연 2016년 수지노인복지회관 공연 2016년 기흥복지회관 공연 2017년 절단장애인협회 데코 마술 공연 2017년 장애인문화예술축제 공연 2017년 안성동부무한돌봄 네트워크팀 공연 2018년 한국장애인표현예술연대 미술관 공연 2018년 EBS희망풍경 930회 다큐멘터리 마술사로 출연 2018년 경기도지체장애인대회 게스트 마술 공연 2018년 한국전기공사협회 경기도회 최고경영자 마술 공연 2019년 사랑의가족 2752회 방송 출연 2019년 한국마술협회 마술 공연 2019년 평택 사랑의 보육원 마술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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