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분노 ‘망할 놈의 키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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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21-06-20 19:10 조회2,102회 댓글0건본문
시각장애인의 분노 ‘망할 놈의 키오스크’
이어폰 꽂으니 소리 먹통, 점자위 떡하니 ‘안내문’
실로암IL센터 동행취재, “공공부터 빨리 개선되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18 11:32:38
“안내문 붙일 곳도 많은데, 왜 점자 위에 해놨죠? 시각장애인 무시하는 거죠.” 진용 씨가 무인민원발급기 앞에서 한참 끙끙대자, 로비에 있던 직원이 달려와 대신 화면을 터치하며 도와줍니다.
“쓰시는 장애인분들이 거의 없는데…”
“많이 없다고 작동 안 되면 되나요? 쓸 수가 없잖아요.”
지난 16일 기자는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실시하고 있는 ‘시각장애 접근성 모니터링 활동’에 동행했습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사업 일환으로 시각장애 당사자 4명이 지난 4월부터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공공기관 키오스크의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요.
이날 함께 간 이진용 씨와 그의 근로지원인 박향아 씨(여)는 은평구청과 은평세무서를 각각 방문해 키오스크 이용실태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진용 씨는 형체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중증 시각장애를 가졌으며, 음성안내와 점자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공기관에 비치된 키오스크는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한 점자 키패드, 음성안내 기능을 위한 이어폰 소켓 등이 마련돼 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기계마다 제각각입니다.
“쓰시는 장애인분들이 거의 없는데…”
“많이 없다고 작동 안 되면 되나요? 쓸 수가 없잖아요.”
지난 16일 기자는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실시하고 있는 ‘시각장애 접근성 모니터링 활동’에 동행했습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사업 일환으로 시각장애 당사자 4명이 지난 4월부터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공공기관 키오스크의 실태를 점검하고 있는데요.
이날 함께 간 이진용 씨와 그의 근로지원인 박향아 씨(여)는 은평구청과 은평세무서를 각각 방문해 키오스크 이용실태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진용 씨는 형체 정도만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중증 시각장애를 가졌으며, 음성안내와 점자 모두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공기관에 비치된 키오스크는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한 점자 키패드, 음성안내 기능을 위한 이어폰 소켓 등이 마련돼 있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기계마다 제각각입니다.
“음성 소리도 크고 이용도 편리한데요?” 발급된 장애인증명서를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는 진용 씨, 다만 아쉬운 점은 이어폰 소켓이 못으로 찍힌 것처럼 함몰돼 있어 손으로 찾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제가 모니터링을 많이 해서 그렇지, 그냥 모르면 지나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약간 넓고 돌출돼 있으면 찾기 쉬울 것 같아요.”
“제가 모니터링을 많이 해서 그렇지, 그냥 모르면 지나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약간 넓고 돌출돼 있으면 찾기 쉬울 것 같아요.”
이날 점검 후, 진용 씨는 은평구청 민원여권과로 가서 직원에게 이 같은 키오스크 문제점을 설명하며, 향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키오스크는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용 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마치 ‘유리벽’과 같습니다.
이날 점검했던 공공 키오스크의 경우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식당, 카페 등에 설치된 민간 키오스크는 음성안내 기능이 전혀 없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철저히 시각화된 정보 앞에서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요청할 누군가를 기다릴 뿐입니다.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가 앞 사람이 주문하다 만 것까지 함께 결제하는 웃지 못 할 사연도 많습니다.
“얼마 전에 핸드폰을 파는 언택트스토어를 다녀왔는데, 키오스크로 핸드폰을 고르고, 요금제를 선택하면 자판기로 바로 나온대요. 근데 저는 전혀 쓸 수가 없더라고요. 비장애인 고객들은 편하게 고를 수 있어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점점 시대에 뒤처져 가는 거죠.”
그런 진용 씨는 공공부터 키오스크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 민간 또한 높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모니터링에도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공이 바뀌면 민간도 바뀔 것 아니에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시각장애인도 쓸 수 있도록 민간 키오스크에 음성안내 서비스가 갖춰져서 먹고 싶은 것을 천천히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키오스크는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용 씨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마치 ‘유리벽’과 같습니다.
이날 점검했던 공공 키오스크의 경우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식당, 카페 등에 설치된 민간 키오스크는 음성안내 기능이 전혀 없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철저히 시각화된 정보 앞에서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요청할 누군가를 기다릴 뿐입니다.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가 앞 사람이 주문하다 만 것까지 함께 결제하는 웃지 못 할 사연도 많습니다.
“얼마 전에 핸드폰을 파는 언택트스토어를 다녀왔는데, 키오스크로 핸드폰을 고르고, 요금제를 선택하면 자판기로 바로 나온대요. 근데 저는 전혀 쓸 수가 없더라고요. 비장애인 고객들은 편하게 고를 수 있어 좋다고 하지만, 우리는 점점 시대에 뒤처져 가는 거죠.”
그런 진용 씨는 공공부터 키오스크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 민간 또한 높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올해 말까지 진행되는 모니터링에도 끝까지 참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공공이 바뀌면 민간도 바뀔 것 아니에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시각장애인도 쓸 수 있도록 민간 키오스크에 음성안내 서비스가 갖춰져서 먹고 싶은 것을 천천히 고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한편,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해 12월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키오스크 때문에 일상의 단절을 겪고 있는 시각장애인의 호소를 들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시각장애인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키오스크의 접근성 설비를 의무적으로 완비하도록 해달라는 호소였습니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정한 센터장은 “키오스크 접근성 관련 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한 내용이 없다”면서 “키오스크에 음성안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돼야 하고, 기기 도입 시기부터 시각장애인이 참여해 접근성이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키오스크 접근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공익소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 남정한 센터장은 “키오스크 접근성 관련 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실제로 본회의를 통과한 내용이 없다”면서 “키오스크에 음성안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돼야 하고, 기기 도입 시기부터 시각장애인이 참여해 접근성이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키오스크 접근성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공익소송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출처-애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