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국회의원 3인 배출, 여의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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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20-12-19 23:17 조회3,298회 댓글0건본문
장애인 국회의원 3인 배출, 여의도 흔들다
4년 전 참패에 독기, “비례대표가 공약” 성과로
코로나19 사각지대 등 장애계 현안 노력해주길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코로나19가 집어 삼킨 한해였다. 불행하게도 아직까지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장애인계는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하며, 현장에서 또는 온라인으로 장애계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정부와 사회에 알렸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2단계 개편, 만65세 장애인활동보조 제외 문제, 장애인 노동권 보장, 장애인 탈시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의 조속한 비준, 수어통역 확대, 신장장애인을 비롯한 코로나19 사각지대 대책 마련 등.
에이블뉴스는 올해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토대로 장애계의 큰 관심을 받은 키워드 총 5개를 선정, 한해를 결산한다. 두 번째는 '21대 총선'이다.
올해 장애계는 경자년 새해부터 바빴습니다. 바로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목전에 앞두고, “장애인이 직접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장애인 정치세력화에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의원의 국회 진출은 2004년 17대에서 2명을 시작으로, 18대 5명, 19대 2명 등 이어져왔지만, 2016년 0명이라는 참패를 맞봤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20년. 장애계는 독기를 품고 각 정당에 장애인 비례대표 배정을 압박했습니다. 2020총선장애인연대의 솔로건 또한 ‘비례대표가 공약이다’ 이기도 했죠.
장애인 비례대표는 단순히 국회 의석을 채우는 존재가 아닙니다. 250만 장애인들이 장애계를 대표하기 위해 의회로 보내는 것이며, 장애인을 위한 올바른 정책추진을 ‘소명의식’으로 삼고 대신 일해 달라고 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여러 장애계 인사들이 비례대표에 도전한 결과, 당시 더불어시민당(더불어민주당)에서 최혜영 의원,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에서 김예지·이종성 의원을 각각 공천해 3명의 장애인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쾌거를 기록했습니다.
최혜영 의원은 영입 당시 개인의 인생 스토리가 화제 됐으나, 장애계에서는 척수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인식개선 및 재활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졌죠.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문화예술 분야 전문성을 가졌고, 이종성 의원은 20년간 현장에서 땀 흘린 장애인 복지 전문가로,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문화체육과 과장을 역임하기도 했죠.
이들의 국회 진출로 장애계는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환영 입장과 함께 장애인비례대표 모두 장애계의 열망과 목소리를 담은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종성: 장애인의 일자리 문제와 소득보장체제 개선, 개인예산제도 도입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보겠다.
김예지: 장애인복지는 물론이고, 공정한 문화·예술 생태계의 정착, 장애예술인의 창작 활동 활성화, 생애주기 스포츠 활동 지원, 취약계층 스포츠 참여기회 확대 등을 통한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해소하여 장애인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
최혜영: 특히 장애인, 여성, 문화예술 쪽에 관심이 많다. 첫째로, 장애인 지역사회복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둘째, 장애 인식개선을 위해 장애인미디어 쿼터제 도입과 문화체육관광부 내 장애인국 설치를 하고자 한다.
먼저 최혜영 의원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판정을 받지 못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들의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CRPS 환자와 그의 어머니를 국감 참고인으로 요청해 “CRPS는 분명히 장애다. 계속 외면하지 말고 도와달라”는 눈물 섞인 호소를 생생히 전달한 것인데요.
또한 장애계의 이슈인 장애등급제 폐지 2단계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미비점을 지적, 가려웠던 장애계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장애인의 삶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작점인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대표발의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 보건복지부와 함께 ‘안내견 환영’ 픽토그램을 부착하는 캠페인을 펼쳐 국민인식개선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실에서 직접 전국 장애인복지시설 운영현황을 조사·분석해 공공 복지서비스의 마비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했고요. 7월과 9월 국회 기자회견과 5분 발언을 통해 추경 속 장애인예산 대폭 삭감을 질타하기도, 장애인 가정의 비극적 상황을 알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올해 장애인 국회의원들의 활동도 마무리되어 갑니다. 앞으로 3년 6개월의 레이스를 달려야 할 의원들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지만,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현장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국회에 울리기를, 그리고 정부를 움직이길 기대해봅니다.
최혜영 의원의 경우 최근 열린 장애인단체 토론회에 참석해 정치하려고 했던 계기 또한 “우리끼리 외쳐봤자, 국회에 전달되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였기 때문이었다는데요. 초선의원의 한계가 있지만 장애계의 목소리가 더 이상 우물 안에서만 맴돌지 않길 노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장애인들은 삶과 죽음 사이의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국가 재난 발생 시 정부의 대응은 물론, 소외계층을 살피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주지 못한 국회에 대한 원망과 질책의 소리를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애 정책에서는 정쟁이 아닌 소통으로 장애계 현안 해결에 앞장서길 응원합니다.
출처-애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