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장애아동 학대 ‘무죄’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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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20-11-29 18:37 조회3,638회 댓글0건본문
특수교사 장애아동 학대 ‘무죄’ 분통
입에 음식 밀어 넣고 강제 양치, 2심 뒤엎어
트라우마로 지옥생활, “대법원 바로잡아달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애아동에게 학대를 가한 유치원 특수교사에 대해 무죄 선고를 내린 2심 판결을 규탄하고, 대법원에서 이를 바로 잡아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2017년 5월 서울에 위치한 유치원에 재직 중인 특수교사 A는 당시 만 4세이던 자폐성장애아동 B에게 식사와 양치교육을 한다면서 학대를 가했다.
특수교사 A는 급식시간에 음식(깍두기)을 거부하며 소리를 지르며 우는 B의 입을 한 손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 숟가락을 입에 밀어 넣고는 뱉어내지 못하게 입을 강제로 막았다.
“울고 있는 아이의 입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손으로 억지로 벌려 깍두기를 올린 숟가락을 입에 밀어 넣고 뱉지 못하게 손으로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일반유치원생들은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많은데 깍두기를 밀어 넣고 입을 틀어막으며 억지로 먹이는 강압적 행동을 한 것입니다. 자칫 ’기도라도 막히면 큰일 날 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피해 아동 부모 C씨-
또 물 양치를 거부하며 화장실에서 발버둥을 치며 울부짖는 아이의 어깨를 한 손으로 강하게 붙잡은 채 칫솔을 억지로 집어넣어 강제로 양치를 해줬다.
“CCTV가 없는 유치원입니다. 원내 선생님의 내부 고발을 통한, 아동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용기 있는 선생님들의 증언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 C씨-
부모는 특수교사 A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출장을 이유로 회피하는 눈치를 보이자,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2018년 12월 진행된 약식재판에서 두 행위 모두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임이 인정돼, A는 벌금 300만원의 벌금형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과정에서 특수교사 A는 재판과정에서 ‘피해아동에게 식사교육이나 양치 교육을 위한 것으로 정서적 학대행위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만약 그런 행동을 했다면 어떻게든 밥 먹이려고 교육적인 의도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특수교사의 행위는 아동복지법에 금지된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2019년 11월 8일 약식재판과 같이 벌금 300만원과 4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내렸다.
A는 판결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고, 이어진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형사부(나)는 올해 11월 6일 원심을 뒤엎고 A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교육적으로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아동학대죄에 해당하는지, 아동학대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교육적 의도가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대행위와는 차이가 있는 점’을 참작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좀 더 세심한 주의와 배려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그러한 태도는 피해자에게만 국한되지는 않았던 것으로서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감정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도 함께 고려했다.
피해 이후 4년이라는 시간 동안 B의 가정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
가해 교사를 겪고 난 후 B는 늘 그늘진 얼굴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 양치질에 대한 두려움, 비슷한 외형의 여자 어른을 보면 부모 등 뒤로 숨어버리며 “선생님 무서워요!” 외치며 스스로 머리를 때리는 자해 행동을 보인다고.
2018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학대 ‘피해아동에 대한 심리치료’를 지원받아 노력했지만, 아이의 상태는 계속 악화돼 결국 아이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에 들어간 상태다. 부모 C씨는 가슴 치는 고통을 호소했다.
“이 판결이 무죄라면 앞으로 어떤 사람도 아동학대범죄의 신고를 하지 않을 것이며, 장애아동의 부모뿐 아니라 비장애 부모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아동의 인권과 행복할 권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아동학대의 판가름이 될 수 있는 사건입니다. 부디 저희 아이와 가족이 겪은 일을 더 이상 장애아동 가정에서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짓고도 아니라고 우기는 죄, 대법원 바로 잡아달라”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장애인 부모들과 장애계 단체도 “교육적 의도만 있다면 다소 무리한 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허용지침을 판결문에 박아서 준 셈”이라면서 2심 판결을 규탄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나동환 변호사는 “대법원은 미필적 고의에 따라 아동학대죄 고의 여부를 판단하는 법리를 명확히 확립하고 있다. 즉, 아동을 학대하겠다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 동기, 목적에 상관없이 피해자의 정서적 발달을 저해하거나 고통을 가져다주는 결과를 발생시킬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를 한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도 이를 용인하고 나아갈 경우 아동학대죄 고의죄가 인정된다”면서 “대법원의 법리를 배제한 채 독자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2심 재판부를 비판했다.
이어 나 변호사는 “피고인은 특수교사로 피해 아동이 특히 물 헹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고, 강압적 행위로 아동 정신적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면서 “정당성이라는 미명하에 인권침해를 폭넓게 용인한 반인권적 판결이다. 대법원에서 바로잡아달라”고 피력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종옥 서울지부장은 “우리 아이들이 당하는 학대를 학대라 하지 않는 엄청난 법원 판결 앞에 할 말이 없다. 28세된 우리 아이는 학교에 다니면서 수많은 고통이 있었음에도 저항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저항하지 못했고, 12년을 지옥이라고 한다”면서 “당한 아이가 분명 학대라고, 그것이 상처였다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트라우마에 놀라는데, 어찌 법정은 그것을 교육이었다고, 학대라 오해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김 지부장은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교사에 의해 강압적 행동을 당해도, 그것이 학대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학대가 아닌 것이 되는 엄청난 현장에 놓이게 된다는 것을 알고나 있냐”면서 “짓고도 모른척한 죄, 짓고도 아니라고 우기는 죄다.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대법원에서 반드시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항소심 판결 이후 지난 13일 검사는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한 상태며, 이후 대법원 심리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애이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