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거부, 22년째 장애인차별철폐와 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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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23-04-20 23:55 조회8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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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1박2일 투쟁 스타트‥“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0일 서울 삼각지역 인근에서 경찰 펜스에 장애인권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4월 20일, 43회를 맞은 장애인의 날. 각계각층에서 장애인에 대한 미담과 훈훈한 소식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또다시 움직였다.
2002년부터 벌써 22년째다. 1년에 단 하루 주어지는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자며 지하철에서, 기념식이 열리는 63켄벤션센터 앞에서, 그리고 대통령실과 가까운 삼각지역에서 1박 2일간 투쟁에 돌입한 것.
앞서 전장연은 2021년 12월 3일부터 1조 3000억원의 이동권·탈시설·노동권·교육권 등이 포함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외치며 총 47차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펼쳤다.
그리고 지난달인 3월 23일부터 다시 한번 기획재정부를 향해 ‘기다리겠다’면서 출근길 시위를 이날(20일)까지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달여가 지나도 답변은 없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투쟁의 생일’이라면서 꽃을 들고, 지하철을 막아선 삼각지역장에게 “지하철을 태워달라”고 했다. ‘철도안전법 위반’이라는 야속한 안내방송만 거듭 돌아왔다.
"장애인의 날이 43회째라고 하지만 과연 43년 동안 장애인 정책이 얼마만큼 바뀌고 나아졌는지 다시 한번 되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22년간 싸우면서 '장애인도 사람이다', '시민으로 같이 살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만들라'고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허공에 메아리쳤습니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4월 20일 전까지 국무총리 면담을 추진해준다고 기다렸지만,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서 립서비스로 장애인을 위한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지금의 국무총리와 윤석열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문제는 장애인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이동권 예산 중에서도 특별교통수단 예산을 반영할 것인지 말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20일 오전 4호선 명동역 지하철 입구를 막고 긴급행동을 펼친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 모습.ⓒ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같은 시간 4호선 명동역에서는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 등의 활동가들이 지하철 열차 입구를 막은 긴급행동을 펼쳤다.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서도 절박한 목소리가 지하철에 울려 퍼졌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법으로 정한 권리예산을 반드시 보장해야 합니다. 더 이상 출근길에 불편을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바뀌도록 함께 해주세요.”
서울 4호선 삼각지역에서 지하철을 타지 못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 회장이 주도한 명동역 지하철 탑승은 성공했지만, 삼각지역에서는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에 의해 막혀 지하철에 타지 못했다. 8시 52분께 마이크를 든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지하철 타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지하철을 타지 못했습니다. 지하철을 탈 수 있도록 시민분들께서 문을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왜 지하철이냐고 한다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권리가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위협, 압박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하철을 타겠습니다.”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63컨벤션센터 앞에서 ‘제22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기념식’을 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어 전장연이 향한 곳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는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는 63컨벤션센터 앞.
장애와 역경을 극복한 장애인과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하는 자리에 전장연은 ‘불청객’이었다. 지난해 기념식을 앞두고 무대에서 ‘장애인권리예산’을 외치며 국무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주최 측 장애인단체장에 의해 쫓겨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오늘은 달랐다. 기념식이 열리기 30분 전, 63컨벤션센터 도로에서 ‘제22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 기념식’을 자체적으로 열고, 장애인권리예산 반영 책임을 외쳤다. 시민, 국회의원들까지 합세하며 외롭지 않았다.
(왼)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오)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인의 날 하루를 정해놓으면 장애인이 차별받는 364일이 가려지는 거잖아요? 민주당은 적어도 2024년에는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데 힘이되는 예산을 확보하도록 열심히 투쟁하겠습니다.”(강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소한의 자유도 짓밟히는 시설장애인 인권 대책은 딱 한가지, 무대책입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권고 했음에도 정부도, 서울시도 묵묵부답입니다. 인권은 검토될 대상이 아닙니다. 당사자 중심의 신속한 탈시설이 이뤄지고 대중교통의 배리어프리 확대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
“당신들이 극복하라 요구하는 것은 ‘우리의 몸’이지만, 정작 우리 앞을 막아서는 것은 바로 ‘사회적 차별’입니다. 몸을 이야기하기 전에 몸을 가로막는 수많은 문턱들부터 똑바로 보십시오.”
(노예주 지하철행동 연대 시민)
2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한겨레신문 박지영 기자에게 ‘제1회 장애인권리보도상’을 시상하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또한 이 자리에서 전장연은 ‘제1회 장애인권리보도상’을 한겨레신문 박지영 기자와 MBC 성기연 PD에게 각각 시상했다.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시작된 2021년 12월 3일부터 2023년 1월 16일까지 전장연 관련 언론보도는 총 6032건으로, 이들은 20년동안 계속된 장애인운동이 외치는 바를 중심으로 보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21일까지 420장애인차별철폐 1박 2일 투쟁을 숨 가쁘게 이어간다. 오후에는 삼각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촉구대회,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및 행진, “열차가 어둠을 헤치고” 문화제 등을 이어가며, 서울시청 인근에서 1박 농성을 한다.
다음날인 21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지하철 행동으로 하루를 시작해 오전 10시 서울시청 옆에서 마무리 보고대회로 일정을 마감할 예정이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