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우릴 죽이지 마십시오’ 애달픈 곡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유달자립센터 작성일22-07-01 22:23 조회951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abnews.kr/1X5U 623회 연결
본문
등급제 폐지 3년, 예산 갇혀 ‘T4 작전’ 방불케 해
욕설보다 무서운건 ‘내일’,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 1일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T4 장례식이 마친 후, 상여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
1일 오전 7시. 비가 그치고 습한 기운이 가득 찬 4호선 서울역 지하철 승강장에서 중증장애인들을 비롯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의 하루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전날(6월 30일) 용산역 광장에서의 결의대회, 그리고 지하철 투쟁, 추모제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일정 뒤 고단한 몸을 뉜 곳은 에어컨조차 나오지 않는 서울역 역사 안. 밤새 자다 깨다 새우잠을 잔 활동가들은 피곤한 몸을 다시 일으켜 지하철 투쟁에 나섰습니다. 벌써 32번째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입니다.
전날(6월 30일) 용산역 광장에서의 결의대회, 그리고 지하철 투쟁, 추모제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일정 뒤 고단한 몸을 뉜 곳은 에어컨조차 나오지 않는 서울역 역사 안. 밤새 자다 깨다 새우잠을 잔 활동가들은 피곤한 몸을 다시 일으켜 지하철 투쟁에 나섰습니다. 벌써 32번째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입니다.
“우릴 가두지 마십시오. 우릴 죽이지 마십시오.” 구슬픈 가락의 T4 노래를,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한 곡절 뽑습니다. ‘T4’는 노들장애인야학의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이 작곡한 것으로, 박 상임공동대표가 직접 노랫말을 붙였습니다. ‘T4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가 쓰인 파란 부채도 함께 흔들어봅니다. 50분이 다 돼서야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모두 내려왔습니다.
전날 퇴근길 지하철 투쟁이 있었던지라,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유독 뾰족했습니다. “아침에 타면 저녁에 타라고 하고, 저녁에 타면 아침에 타라고 하고.”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애써 웃음을 지어봅니다.
전날 퇴근길 지하철 투쟁이 있었던지라,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유독 뾰족했습니다. “아침에 타면 저녁에 타라고 하고, 저녁에 타면 아침에 타라고 하고.”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애써 웃음을 지어봅니다.
7월 1일, 이날은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시행 3년째를 맞은 날입니다.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올해까지 총 3단계로 진행되는 장애등급제 폐지. 벌써 그 마지막까지 왔지만, 어째 장애인들은 바뀐 게 하나 없다, 아니 오히려 더 지옥 같다고 입을 모읍니다.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는 어디 가고, 10년간 부르짖었던 24시간 활동지원제도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죠.
전장연은 줄기차게 이 모든 것은 ‘예산’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를 넘어 기획재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장애인권리예산’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특별교통수단 국비 지원,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비 지원,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내용으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취지로 전장연이 정부에 요구해오고 있는 예산입니다. 이를 압박하고자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전전도 이날로 32번째 진행했고요.
전장연은 줄기차게 이 모든 것은 ‘예산’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를 넘어 기획재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장애인권리예산’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특별교통수단 국비 지원,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비 지원, 탈시설 시범사업 예산 등이 포함된 내용으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자”는 취지로 전장연이 정부에 요구해오고 있는 예산입니다. 이를 압박하고자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선전전도 이날로 32번째 진행했고요.
이틀 전인 6월 29일, 기획재정부 복지예산과장과의 간담회가 어렵사리 성사됐지만, 결과는 “빈손”이었습니다. 면담에 참여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에 따르면, “줄기차게 국민에게 외쳤던 절망에 대해서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한다. 잘 들어보겠다는 것으로 2시간 다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2시간 내내 장애인권리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더니 돌아온 답 역시, 21년간 공무원들에게 끊임없이 들어왔던 ‘검토’였습니다.
‘검토’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까지 죽어갔습니다. 올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해도 8건입니다. 딸을 살해 후 극단 선택 하거나, 6살 난 아들을 꼭 껴안은 채 아파트 밖으로 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국가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삶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그래서 2시간 내내 장애인권리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한 뒤,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더니 돌아온 답 역시, 21년간 공무원들에게 끊임없이 들어왔던 ‘검토’였습니다.
‘검토’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그리고 그 가족까지 죽어갔습니다. 올해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 해도 8건입니다. 딸을 살해 후 극단 선택 하거나, 6살 난 아들을 꼭 껴안은 채 아파트 밖으로 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국가만 믿고 기다리기에는 삶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한 곡절 뽑았던 ‘T4(티포)’, 전장연은 이 지옥 같은 삶이 ‘T4’과 같다고 했습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생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장애인의 집단 학살을 다룬 내용으로, 나치는 ‘장애인 1명에게 사용하는 비용은 비장애인 5명을 지원할 수 있다’, ‘장애인은 세금을 축낸다’고 선전하며, 30만명의 넘는 장애인을 약물과 굶주림, 총기 등으로 학살했습니다. 이 ‘T4 작전’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단편영화 이름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2022년작, 러닝타임 14분)입니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생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전쟁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장애인의 집단 학살을 다룬 내용으로, 나치는 ‘장애인 1명에게 사용하는 비용은 비장애인 5명을 지원할 수 있다’, ‘장애인은 세금을 축낸다’고 선전하며, 30만명의 넘는 장애인을 약물과 굶주림, 총기 등으로 학살했습니다. 이 ‘T4 작전’ 내용을 담은 넷플릭스 단편영화 이름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2022년작, 러닝타임 14분)입니다.
지하철 투쟁 후인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 9번 출구 앞에서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는 이름의 장례식이 거행됐습니다. ‘장애인은 도움이 안 된다, 세금을 축낸다’는 T4 작전이 대한민국 현실과 다를 바 없다고 했습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며 요구한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기획재정부 관계자의 답이 고작 ‘검토’였기 때문입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오전에 이어 무대 위에 올라 ‘T4’ 노래를 불렀습니다. 절규에 가까운 열창에 상복을 입은 발달장애인 부모들 또한 통곡했습니다.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쥔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도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습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오전에 이어 무대 위에 올라 ‘T4’ 노래를 불렀습니다. 절규에 가까운 열창에 상복을 입은 발달장애인 부모들 또한 통곡했습니다.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쥔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도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렸습니다.
전장연의 1박 2일 투쟁은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투쟁 기간 폭우와 폭염, 그리고 지하철 선전전으로 인한 시민들의 욕설이 날아들었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부로부터 아무것도 약속받지 못한 채 맞이할 ‘내일’ 입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5월 31일 삼각지역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한 후, 49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로 딱 열흘 뒤면 49재를 맞는 7월 10일입니다. 49재 뒤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까 봐, 혹여나 또 발달장애인 가족이 목숨을 잃을까, ‘T4 작전’ 속 학살된 장애인들처럼 이대로 잊힐까 두렵습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잊혀지고 싶지 않습니다.” ‘T4’ 노래를 마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의 마지막 호소입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 5월 31일 삼각지역에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설치한 후, 49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늘로 딱 열흘 뒤면 49재를 맞는 7월 10일입니다. 49재 뒤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까 봐, 혹여나 또 발달장애인 가족이 목숨을 잃을까, ‘T4 작전’ 속 학살된 장애인들처럼 이대로 잊힐까 두렵습니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잊혀지고 싶지 않습니다.” ‘T4’ 노래를 마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의 마지막 호소입니다.
출처:에이블 뉴스